유네스코가 인정한 전통 축제, 강릉단오제. 그 열기만큼 뜨거운 또 하나의 현장이 있다면, 바로 ‘단오 더비’라 불리는 강릉 중앙고와 강릉 제일고(구 상고)의 축구 대결입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두 고등학교가 단오제 기간 동안 맞붙는 이 경기는, 청춘의 에너지와 지역사회의 응원이 한 데 어우러지는 특별한 이벤트죠. 이번 글에서는 그 뜨거운 현장의 분위기와 단오 더비의 진짜 매력을 전해드립니다.
단오제의 또 다른 전통, 지역 고교 축구 더비
강릉단오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문화 축제지만, 오늘날 이 축제는 단지 민속행사에 그치지 않아요. 바로 지역의 젊은 세대들이 주인공이 되는 중앙고와 제일고의 축구 맞대결, 이른바 ‘단오 더비’가 함께 열리기 때문입니다. 이 두 학교는 강릉을 대표하는 전통 명문고로, 그 사이의 축구 라이벌전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지역 명물이에요. 경기 당일엔 학생뿐 아니라 졸업생, 학부모, 지역 어르신들까지 모두 응원에 나서며 운동장을 가득 메웁니다. 단순한 고교 체육경기를 넘어 지역 주민의 응원과 추억이 켜켜이 쌓인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이 더비 매치는, 강릉단오제에 활기를 더해주는 또 하나의 전통입니다.
청춘과 열정이 뒤섞인 응원의 현장
단오 더비가 열리는 날, 강릉 운동장은 학교별로 물결처럼 나뉜 응원석으로 가득해집니다. 중앙고는 파란색, 제일고는 붉은색 등으로 구분된 응원복, 깃발, 머플러, 북, 플랜카드까지 모두가 하나 되어 ‘우리 학교’를 외치는 열기 넘치는 현장이 펼쳐져요. 양쪽 학생들은 몇 주 전부터 응원 준비에 돌입해 각 학교만의 구호와 안무를 연습하고, 응원단은 경기 당일 그간의 준비를 폭발시킵니다. 응원만큼이나 중요한 건 바로 선수들의 투지. 이 경기를 위해 매일 아침 훈련을 거듭한 축구부 선수들은, 단순히 승패를 넘어 학교와 지역의 자존심을 걸고 최선을 다하죠. 경기 도중엔 터지는 골에 온 운동장이 들썩이고, 아쉬운 실수 하나에도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고등학생들에게는 평생 간직할 추억이 되고, 지역 사회에는 매년 기다려지는 축제의 장면이 됩니다.
단오 더비가 남기는 것들: 기억, 공동체, 그리고 자부심
단오 더비는 매년 결과가 바뀌지만, 이 경기를 통해 얻는 것은 단순한 승패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은 응원하는 경험, 함께 땀 흘린 기억, 지역과 연결된 소속감을 배우고 느끼게 돼요. 학교를 넘어 지역 전체가 ‘우리 아이들’을 응원하며 하나 되는 이 장면은, 강릉만이 가질 수 있는 따뜻한 문화예요. 또한 강릉단오제라는 유서 깊은 전통과 고교 축구라는 현대적인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단오 더비는 세대와 세대, 전통과 오늘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매년 이 경기를 지켜보며 자란 아이들은, 언젠가 졸업 후에도 다시 이 자리에 돌아와 응원하게 됩니다. 그렇게 단오 더비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닌 강릉이라는 지역이 가진 공동체 정신과 연대의 상징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강릉단오제의 흥겨움 속에서 만나는 단오 더비, 그건 단지 축구 경기가 아닙니다. 젊은 열정과 전통이 맞닿는 순간, 그리고 지역사회가 하나 되어 만들어내는 따뜻한 감동의 현장이죠. 강릉을 여행 중이라면, 단오제의 북소리만큼이나 열정적인 그라운드의 함성도 꼭 한 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엔 진짜 강릉이 있습니다.